내 생각

무라카미 하루키

sum2__chip 2020. 8. 18. 01:52

"글쎄, 지겨워졌으니까겠지 뭐. 하지만 말야, 나는 나 나름대로 버텼거든. 자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말야. 자신을 생각하는 것 만큼 남도 생각했었고, 덕분에 순경한테 맞기도 했지. 하지만 말야, 때가 되면 모두 자기의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지. 나만 돌아갈 곳이 없었다는 이야기야. 의자뺏기 게임 같은 것이지."


누구나 한때는 다 냉담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마음속의 생각을 절반만 입 밖으로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유는 잊어버렸지만. 나는 몇 년동안 그걸 실행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이 마음속의 생각을 절반 밖에 얘기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이 냉담한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1년 내내 서리 제거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냉장고를 'cool'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나도 그렇다.



( ) 다만 한줄기 바람도 불어오지 않는 밤에 내리는 눈처럼 그냥 마음에 조용히 쌓여가는 그런 애달픈 것이다.



DC 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