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록

PHAK: 사유의 방, 손정기

sum2__chip 2022. 7. 29. 00:13


나 아무래도 뿌옇고 나무가 들어간 그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번 KIAF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기봉 작가의 안개 자욱한 나무 그림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오랜만에 마음에 든 그림이 바로 손정기 작가 그림이었다.

어떤 전시를 볼까 검색하던 찰나에 너무 실물로 보고싶었던 그림이다. 하얀 눈밭과 나무, 전체적으로 흑백 톤이 마음에 들었다.

일부러 전시 전에 많은 검색을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림 하나만 미리보기로 본 후에 일정이 빈 틈을 타 다녀왔다.



전시장을 들어서는 순간 고요하고 명상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공간은 역시 협소하지만 사람이 없어 너무 좋았다.

고독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분 같다.


너무 광활한 자연 속에 잘 보이지도 않는 인간이 속상하다.


몇번을 다시 봐도 이 그림은 진짜 헉하게 만드는 느낌..
얼마나 무서울까? 외로울까? 힘들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혼자서 꿋꿋이 저만큼이나 지나왔다는 게 대단했다. 우리내 인생 이야기려나


이 그림은 심지어 나무도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눈밭을 걸으면 어떤 느낌일까?

인생이 송두리째 뒤집히거나, 누군가를 잃거나, 아프거나 등등 아직 내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어려움들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누구나 겪는 과제일까?


다른 그림과는 다르게 허리가 살짝 굽은 상태로 풀숲을 향해 걸어간다. 지쳤니?


나무봐라.. 너무너무 깊고 많잖아..

인생과 인간, 고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던 전시었다.